정지에게
정지야 나는 너로 인해 운명이란 것을 알았다.
빨간 물결이 요동치던 2002년 나는 그 인파를 뚫고 동네 애견샵에서 너와 처음 만났지
내가 원했던 반려견은 요크셔테리어에 암컷인 조그마한 아이를 원했지만
그 옆에 말티즈에 수컷에 더이상 자그마하지 않은 너를 보았어.
거기서 주인은 이 아이는 다 커서 다른곳으로 갈 아이라고 했지만
벽 거울을 보며 신나게 짖고 있는 너를 뿌리칠 수 없더라.
그게 너와 나의 운명이었다.
널 데려온 첫날밤 그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낯선 환경에 낑낑 거리는 너에게 내 손가락을 물려주었지
넌 내 손가락을 깨물며 잠을 잘 수 있었어 그리고 너와 마지막이었던 어젯밤에도
너는 아팠는지 어릴적 그 목소리로 낑낑 대더구나
난 옛날 생각에 너에게 내 손가락을 내주었어.
다행히 음식을 거부하던 네가 내 손가락을 약한 이빨로 무는 것을 보며 뭉클했었다
너도 나와 같은 맘이었겠지?
네가 늙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자격없는 주인이라는 것을 많이 깨달았어
미안해,용서해줘
우리의 운명은 분명 여기까지가 아닐거야 앞으로의 운명을 기대하고 있을께
그땐 내가 반려견하고 너가 주인해라 애교 많이 부려줄께
정지야 너무 고마웠어...♥ 사랑해 ♥
거기선 친구들 많이 사겨~!!!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