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월10일) 방문한 보름이 가족입니다.
보름이는 2002 월드컵 때 저희 집에 와서 10년이 넘는 시간 저희 가족과 늘 함께였습니다.
몇년 전에는 잃어버렸다가 사흘만에 찾기도 하면서 우리와 참 질긴 인연으로 맺어졌구나 생각했습니다.
1년 반 전에 처음 종양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그 후로도 조금씩 여러가지 병이 생겼지만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가족들 곁을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평소 깔끔한 성격 탓인지 떠나기 하루 전에 속도 다 비우고, 떨어져 사는 가족들을 한 번씩 다 만나고 나서 떠났습니다.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보름이가 없는 집이 아직은 실감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차가운 땅 속이 아니라 거실 한 켠에 여전히 함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보름이랑 이별하면서 많이 울고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 조금은 속이 시원해진 것도 같습니다.
긴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아니라 너무 편안한 모습으로 마지막을 보내 줄 수 있어서 저희 가족들도 견딜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보름이가 없는 생활이 아직은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슬픔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이 너무 많더라구요.
보름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준비해 주셔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름이도 하늘나라에서 감사드릴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