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실장님.
지난 1월 29일에 뵈었던 두나언니 입니다.
두나를 보내주고나서 물건들을 하나 둘 정리하며 정신없이 지내다가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나니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오면서
항상 두나 일과로 바쁘던 하루하루가 너무나 한가하고 텅 비어버린걸 실감하게 되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놓쳤던 것, 몰라줬던 것, 두나가 얼마나 힘들게 오랫동안 버텼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건 두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보내줬다는 것...
굿바이펫에서 장례를 해서, 실장님을 뵙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바쁘신 와중에 일일히 모두 답변해 주시고..
이미 떠나버린 두나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몸에 변화가 올까봐..
28일에 장례를 하려다가 실장님 말씀을 듣고 29일로 한것도 정말 다행이었어요.
두나와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준비할것들이 많아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더라구요.
그래도 하루 더 시간을 갖게 되어.. 두나와 마지막 산책도 하고.. 많은 얘기도 하고...
오직 두나와의 시간만을 갖을 수 있었어요.
장례때도 말씀하신 것 보다 시간을 더 주셔서 두나를 품에 꼭 안아볼 수 있었구요..
그럼에도 막상 두나가 정말 제 손에서 떠나 화장로에 들어가는 순간 너무 부족했다는걸 깨달았지만..
그래도 제가 직접 두나를 관에 눕히고.. 간식도 놓아주고.. 꽃도 놓아주고.. 한지도 덮고.. 관도 덮고...
이런 부분들은 미처 생각도 못했는데, 한실장님의 도움 속에 제가 직접 해줄 수 있었다는게..
좋았다는 표현이 맞는걸까요. 두나의 마지막 가는 길도 제 손으로 해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태어난지 한달이 된 두나와 처음 만났고
많이 놀고 많이 싸우며.. 가장 어리고 만만했던 제가 많이 뜯겼었죠. 굉장이 힘이 쎈 말썽쟁이였어요.
10살때 두나가 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하게되어 마침 대학을 졸업한 제가 하루종일 옆에 붙어 챙겨줬어요.
그때부터 친구이자 동생이자 제 아이가 되었습니다.
몇개월을 붙어 지내서인지 그 후부터 두나는 저와 떨어져있는걸 견디지 못했고 그렇게 저도 집에서 일하게 됐어요.
몇년 후 두나는 인지장애가 생기기 시작했고, 다음해 귀가 안들리고 눈이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몸은 건강한 편이던 두나가 작년부터 아프기 시작했어요.
췌장염, 쿠싱증후군, 간종양, 뇌질환, 신부전, 빈혈, 산증.. 차례차례 병명들이 쌓여가며 두나는 점점 야위어갔습니다.
마지막 5개월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서만 지냈죠.
제천으로 가는 길, 그동안 아이가 신호를 보내오지 않았는지 여쭤보셨었는데..
그땐 몰랐어요. 많이 아팠고 고비도 많았지만 늘 이겨내주었기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이제야 돌이켜보니 두나는 그동안 많은 신호를 보냈었더라구요.
이번에도 힘내줄거야, 그래야해.. 그러던 제 옆에서
두나는 너무나도 힘들게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습니다.
떠나던 날, 그날 두나는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거의 먹지 못했고 호흡도 안좋았어요.
하지만 바로 전날 병원에서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들었기에 이번에도 견뎌줄거라 생각했어요..
밤이 되어 어느순간 두나의 거친 호흡이 들리지 않아 쳐다보니 힘겹게 숨을 내쉬고 있었고
그런 아이를 품에 안고 수많은 생각이 오가는 중 두나에게 괜찮다, 괜찮을거야, 괜찮아 하며 다독였지만
아이의 숨이 점점 느려지는걸 느끼며 아마도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제 품에서 숨이 멈추고 심장이 멈췄을 때, 그저 껴안은 채 괜찮아, 사랑해, 미안해.. 속삭이고만 있었습니다.
심장마사지를 배웠는데도 해주지 않았어요. 그게 서운했을까, 조금이라도 더 살고싶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도 했지만 다시 돌아간다해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기에..
다만 그렇게 힘들어했는데도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안아주는 것 뿐이었던게 너무 미안하네요..
아픈 두나를 짧지 않은 시간 돌보며 매일매일 두렵고 조마조마한 순간 속에서 다짐했던건
두나의 마지막 가는 길 까지 잘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본 순간들이 죄책감으로 남을지라도.. 적어도 두나를 보내주던 길은.. 할 수 있는건 다 했다고,
좋은 분과 함께 정성스럽게 보내줬다고 생각해요.
두나의 유골도 어찌할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장님 말씀을 듣고 다시 생각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유골은 아이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남기고 간 흔적이라는.. 그 말씀이 가슴 깊이 남아있어요.
유골함은 두나가 늘 누워있던 제 옆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요. 좀 더 정리가 되면.. 함께 나들이도 가려 합니다.
긴 글이 되었지만
두나의 마지막 가는길을 함께하는 분이었기에, 그 말씀도 기억에 남아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많은 부분을 신경써주신것도 감사하지만 두나에게 보여주셨던 그 정성과 진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말씀드려도 부족할 만큼 마음 속 깊이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