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께서 까미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걸 보고 경황이 없고 많이 놀란 맘에 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까미를 매장하셨습니다. 이후 까미가 그렇게 가버리고 5일 동안 전 마음이 너무나 아팠고 꿈자리도 좋지 않았습니다. 고통스럽고 죽어서 까미를 볼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심정으로 지냈습니다. 까미가 평소 크게 아프지 않다고 생각해왔고 그 안일한 생각이 까미를 너무 쉽게 보내준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본가에 떨어져 살고 있는 상황이라 까미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하고 보내준 것도, 본가에 자주 가지 않았던 것도 후회했습니다. 계속 이렇게 후회하고 자책하면 안될것같아,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까미를 제대로 보내주자고 했습니다. 사실 더 일찍 결정을 했어야 했는데 까미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모습을 보기에 전 준비가 안됐었습니다. 정말로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땅속에 있는 까미를 꺼내서 다시 화장 시켜 주는 게 맞을까 밤새 고민했습니다. 아이가 잘 잠든 건데, 내 잘못된 선택으로 불편해 하면 어쩔까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밤새 고민하다 24시간 상담이 되는 펫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묻어있는 아이를 저희 가족이 직접 데려와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이의 죽은 모습을 보는 것도 마음 아픈데... 5일이나 지났으면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을 거란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곳은 안되겠다 싶어, 여러 장례식장을 알아보던 중 굿바이펫이 보였습니다. 후기도 좋고, 알고 보니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제발..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아침 6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걸었습니다. 비용은 원하는 만큼 드릴 테니 아이를 꺼내서 화장 시켜 달라고 거의 울면서 전화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화를 받아주시면서 진정으로 명복을 빌어주시며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려주시고 차근차근 잘 도와주셨습니다. 그때 시각은 오전 6시 조금 넘었었죠.. 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까미 생각에 울다가 남자친구의 차를 타고 제천으로 갔습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정도 걸리더라구요. 가는내내 까미의 모습을 보게된다면 난 어떤 마음으로 보내주어야 할 지... 내가 정말 마주할 수 있을지 너무 불안했습니다. 중간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까미 식장에 잘 데리고 왔고, 날씨가 덥다보니 부패가 진행된 상태라고요...ㅠ 그래서 까미의 모습을 직접 보고 보내주는건 어렵다고 해주셨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마지막 길 배웅을 해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힘든 마음으로 식장에 도착 후, 안에 계신 저희 어머니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습니다. 조금 더 안쪽에는 까미가 곤히 누워있더라고요. 이승에서의 마지막 옷을 입고, 한지로 감싼 뒤 천으로 덮은 모습이었습니다. 이 앞에 있는 것이 저와 13년 동안 같이 살아온 까미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앞에 스크린에 띄워진 웃고있는 까미의 사진을 보니 더욱 더 눈물이 났습니다. 관에 식장에서 미리 준비해주신 사료와 간식을 넣어주었습니다. 생전 먹는 것을 참 밝히던 아이라 마음껏 먹이지 못한것이 한이 되었는데 이렇게나마 맛있는 음식을 주게되어 아주 살짝은 아픔을 덜어낸 기분이었습니다. 식장에서 준비해준 추모 영상을 보고, 부패된 까미를 천 너머로 아주 살살 만져주고... 냄새도 났지만.. 평소 냄새에 예민한 저에게 하나도 역하지 않았습니다. 이것 또한 까미의 냄새라 생각하면 그저 좋았습니다. 지도사님은 잠시 자리를 비워주셨고, 어머니와 전 마음껏 까미를 그리워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인사해주었습니다. 그때의 슬픔을 지금도 생각하면 다시 눈물이 납니다. 저는 집에서 따로 써온 편지를 말로도 전해주었고, 저희 어머니도 식장에서 준비해준 종이와 펜으로 까미에게 마지막 인사가 담긴 편지를 적어서 관에 넣어주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제 그만 보내주자 하였고.. 많이 상해버린 아이를 두고 오래 붙잡아두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관뚜껑을 닫고 마지막으로 안아주고... 정말 정말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화장은 40분간 진행된다고 말씀해주셨고, 미리 뽑아주신 까미의 사진들을 보며 화장되는 것을 지켜봐주었습니다. 어머니께선 까미가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고, 너무 좋은 모습으로 보내주는 기분이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까미가 땅속에 있을 때보다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화장을 마치고 잠시 열기가 식는 동안에 지도사님께서 화장증명서를 주셨습니다. 여기 오기전 유골함 보관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 어떤곳은 한달에 한번, 혹은 6개월이나 1-2년이 최대다, 곰팡이가 잘핀다. 벌레가 생긴다 등 여러 말이 많았어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굿바이펫은 다른 곳과 보관 방법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10년이던 20년이던 아이를 충분히 곁에 두었다가 자연으로 보내주어도 된다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정말 안심이 되었습니다 ㅠ 열기가 식은 후 까미의 유골을 보여주시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발가락 뼈, 꼬리뼈, 송곳니, 작은 치아, 두개골 등등... 손바닥에 올려주시면서 만져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정말 작아서 귀엽고 애틋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도 까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염증 찌꺼기가 나온걸 보아.. 생전 저희 가족이 알아주지 못했던 염증이 있었단 것도 알게 되었고, 이게 생사를 결정할 정도로 큰 질병은 아니라고 해주셨지만 그래도 치료를 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유골을 보고 느낀뒤, 필요없는 찌꺼기들은 빼주시고 곱게 갈아주셨습니다. 곱게 갈린 분골은 한지에 잘 싸서 유골함에 넣어주셨습니다. 한지에 잘 싸여진 까미를 한 번 안아보라고 건네주셔서.. 또 마지막으로 까미를 느꼈습니다. 두 팔로 안아야 했던 아이가 두 손에 작게 들어오는 모습이 참 아팠습니다. 유골함에 까미를 깜산 한지를 넣고, 그 위에 실링지를 붙여서 습기가 들어가지 않게끔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무함에 넣은뒤, 안에서 유골함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지를 끼워넣어 고정시켜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무함을 닫기 전 한지를 또 덮어서 습기로부터 완전히 차단이 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무함 뚜껑을 리본으로 단단히 고정해서 열리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굿바이펫은 다른 곳과 차별화 되게끔 보관을 도와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화장이 끝나고... 까미는 제 자취방에 데려왔습니다. 지도사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기억에 남는건... 마음이 편해진 이유는 하늘에 있는 까미가 고마워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주변인들에게, 부모님에게 여러 위로를 받았었지만 이 말이 제일 위로가 되었고 계속해서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위로가 사실인지.. 화장을 시켜준 그날밤 제 꿈에 까미가 잠깐 나온듯한 기분이 듭니다. 한 장면이 머릿속에 박혀 떠나질 않는데... 까미가 누군가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산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말을 어머니께 전해드리니, 자기도 비슷한 꿈을 꾼 것 같다고.. 꿈속에서 빛나는 숲길을 걷고 있었는데 꼭 옆에 까미가 있는 기분이었다고, 너무 기분 좋은 꿈을 꾸셨다 했습니다. 까미가 생전 저보다 어머니를 더 좋아해서 같이 산책했나봅니다. 까미를 보내주기전 꼭 꿈에 나와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말을 들어주어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오늘은 까미가 제 곁을 떠난지 일주일이 된 날입니다. 아직까지도 까미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 쓰라립니다. 생전 처음으로 신경안정제도 처방받아서 먹고 있네요...ㅎㅎ 꿈에 자주 나타나줬음합니다. 거기서 잘 지내고 있다고... 까미를 꼭 먼 미래에 언젠간.. 다시 만나길 하루하루 기도합니다. 저희 까미 잘 보내주셔서... 큰 도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