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트야--
이렇게 부르며 널 바라보면 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끄러미 바라보던 우리 커트...이젠 우리 아가가 옆에 없네...
우리 커트 큰누나가 다른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며 집을 떠나게 되자 작은 누나가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아 작은 누나의 바람대로 고양이를 키우기로 작정했던 게 올 봄이었지...
그래서 우리 커트의 형아인 뭉치를 우리집으로 데려오고 일주일 후 큰누나가 세상에 막 태어난 우리 커트가 엄마를 잃고 울고 있는 것을 지인이 데려다 키우는데 그 지인의 사정으로 커트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는데 맡길 곳이 없다고 하여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던 게 올 6월 14일이었지. 우리 커트는 세상태어난지 두 달도 채 안됐다하더구나...꼭 남자 어른 주먹 만하던 앙증맞던 우리 커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
엄마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는 한꺼번에 덥석 우리 두 아들 녀석의 엄마가 되어버렸었지...
엄마는 그저 시간 맞춰 밥 주고 따스한 곳에 잘 수 있게해주고 하면 그것으로 우리 두 아가들이 무럭무럭 잘 자랄 것으로만 생각했었단다...그저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했었던거지...어찌 그리 무모할 수 있었을까 싶구나, 이 미련한 엄마가 말야...
그래서 우리 아가들을 키우기 위해 우리아가들에 대해 공부도 하지않고 하루 하루 밥 주고 화장실 모래 갈아주고 그것만 했었지 ... 예방 접종이며 종합검진도 해보지 않고.. 미안해 우리 아가, 엄마가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우리 아가들 이렇게 함부로 키워줘서 정말 미안해....
다행이었는지 불행이었는지 우리 커트는 커트보다 일주일 먼저 온 뭉치형아랑 뒹굴고 장난치며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듯 했었지...엄마는 그저 누나들이랑 커트와 뭉치의 재롱을 보며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흐믓함, 즐거움, 행복감까지 맛볼 수 있었단다....아무리 아파도 어떤 내색도 없이 잘 놀아주던 우리 아가였기에 더 이렇게 가슴이 아프구나... 진즉에 내색이라도 했더라면 좀 더 빨리 손을 쓸 수 있었을텐데....
우리 아가, 엄마와 누나들에게 우리 아가들로 인한 기쁨, 행복감 더 오래도록 주고 떠나지 왜 그리 급히 떠나버렸는지...
엄마는 방학 중 있었던 연수들 때문에 많이 지쳐있던 터라 그날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우리 커트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잠들었었지....
새벽녁에 늘 엄마를 깨워 밥달라고 조르던 뭉치형아가 엄마를 또 마구 깨워댔지...거실에 나가보니 밥도 있고 물도 있었어..
다시 자리에 누웠더니 형아가 또 일어나라고 보채더구나...엄마는 짜증을 내며 그냥 잠들어 버렸었단다...
토요일 아침 일어나 보니 가엾은 우리 아가 커트가 베란다에 엎드려 있는 모습이 뭔가 이상하여 다가가 깨워보니 우리 아가 탈진 상태더구나.. 누나들이랑 정신없이 병원에 가 검사하니 복막염이라는 결과가 나왔었지...
세상에, 정말이지 세상에....
커트를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집에 돌아오니 우리 커트가 걱정되고 보고 싶고... 병원에 전화하여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집에 데려와 보살펴 주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고 하시더구나...
뭉치형아에게의 전염이 걱정되어 형아를 병원에 호텔링 시키고 우리 아가는 그 가늘고 여린 앞 다리에 링거를 매단채 집으로 데려왔지...
그때부터 두 누나와 엄마는 우리 아가 걱정으로 울 아가 옆에서 밤을 지새웠지...엄마고 누나들이고 하나도 힘든 줄 모르고
밤새 우리 아가를 살폈었지....엄마는 우리 아가가 그렇게 위험에 빠지고서야 밤새 우리아가 옆에서 고양이 복막염이며 고양이 관련하여 이것저것 찾아보고, 알아보기를 시작했구나...진작에 우리 아가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는지 공부했었어야했는데 미련하게 큰 일이 닥치고야 하다니...엄마 많이 원망하렴 아가야...
울 아가 이틀을 그렇게 투병 했었지..중간 중간 의사 선생님도 집에 오셔 우리 아가 수액도 잘 들어갈 수 있게 보살펴 주시고 진통제도 놔 주시고...
일요일 한 밤, 우리아가 너무도 힘들어하여 의사 선생님께 연락하여 아가를 고통에서 놓아주었구나...
우리 아가 수액 맞혀가면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더 오랜 기간 아가랑 함께 하고 싶었는데 우리 아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엄마가 볼 수 없었단다...
어제 우리 가여운 아가의 장례식을 치르고...오늘 아침 눈 뜨면서부터 우리 아가 생각이구나...
엄마는 우리 아가들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는지 진작에는 몰랐었단다.
우리 아가 커트랑 뭉치형아와 불과 두 달 밖에 함께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럽고 정이 푹 들 수 있다니 정말 너희들은 놀라운 존재라는 생각뿐이란다...
아가야, 우리아가를 떠나보내며 엄마는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단다.
엄마가 넘 아는게 없어 우리 아가 복수 때문에 배가 불룩해질때 식탐이 많아 복부비만이라고 누나들에게 커트 놀려댔던거...
배변습관이 안되어 응가 거실에, 안방에 해놓는다고 우리 그 여린 아가를 베란다에 내보내 재우며 집 안에 못들어오게 했던거...엄마는 이 생각만 하면 엄마 자신이 너무나 미워지는구나..어찌 그토록 예쁘고 영리하고 여린 우리 아가에게 모질게 굴었는지.....커트야 엄마 참 나빴지? 정말 많이 미안해...엄마가 생각해 보니 엄마가 우리 아가에게 잘못한 게 너무 많아 더 이렇게 마음이 많이 아픈 것 같구나...
아가야 오늘 집안을 다 소독하고 뭉치형아 데려 왔단다. 그런데 형아가 집안 구석 구석 다니면서 우리 아가를 자꾸 찾는구나..
커트 대신 엄마가 형아랑 공 차기 하며 놀아 주어도 금새 커트 생각 나는지 커트랑 즐겨 놀던 곳을 자꾸 기웃거린다. 특히 커트가 자주 들어가 있던 이동장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실피더니 지금은 잠들었구나...형아도 우리 아가가 안 보여 슬픈 기색이야..
아가야, 형아한테 형아 힘내라고 잘 이야기해주렴...
엄마는 4달 밖에 이 세상을 누리지 못한 꼬맹이 우리 아가로 인해 많은 것들을 느낀단다.
우리 아가가 이렇듯 황망하게 훌쩍 떠나는 걸 보며 옆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야..
우리 아가 더 많이 안아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지 못한게 너무 후회스럽단다...
앞으로는 우리 아가에게 하는 이런 후회되지 않게 엄마 옆에 있는 모든 가족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깊게 사랑할거야...
그걸 우리 아가가 엄마에게 가르쳐 주고 떠났잖아...
사랑해 우리 아가 커트...
그래도 이런 공간이 있어 우리 아가에게 엄마 마음을 이렇게라도 적을 수 있으니 마음이 한결 위로가 되는구나..
아가야, 무지개 다리 건너 우리 아가별에서 이곳에 남은 가족들은 걱정하지 말고 즐겁게 잘 지내렴...
엄마는 어쩜 우리 아가가 너무 그리우면 우리 아가랑 꼭 닮은 우리 아가 동생 데려올지도 몰라...
우리 아가 그렇게 보내고 길에서 자라야 하는 우리 아가 형제들이 너무 가여워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구나...
오늘 늦은 새벽까지 우리 아가의 족보를 알아보려고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우리 아가 족은 어찌 다 한결같이 그리도 귀엽던지..
물론 우리 아가가 단연 돋보이는 귀염둥이이지만 말야...
아가, 우리 아가 커트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이었어 커트 두 누나와 뭉치 형아와 함께...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마와 누나들에게 와 주어 고마워
그,리고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끝이 없을 것 같이 사랑한다, 우리 아가 커트....
우리 아가 많이 생각나는 날 또 이곳에 올게.....아가 별에서 잘 뛰놀렴..... 2013. 8. 13 우리 아가 커트 엄마가
